2022년 12월 23일, 약 11년을 함께한 강아지 만두가 세상을 떠났다.
9월에 췌장, 갑상선 등 암이 많이 전이되었다는 소견을 받아 약 4개월정도 남았다는 말을 듣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력 넘치고 해맑은 탓에 그보다는 오래 볼 수 있겠거니 생각했었다.
설사가 잦아 소화기에 문제가 있나 싶어 방문한 초음파 병원에서 종양이 의심된다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당황스러움과 걱정이 합쳐져 누나와 나는 많이 울었다. 수술 가능 여부도 알아보았으나 전이가 많이 되어 위험하다고 하여
경구항암제로 종양이 더 자라지 않기만을 바라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남은 날들을 최대한 즐겁게 보내도록 해주는 것 밖에 없었다.
입맛의 변화가 가장 먼저 찾아왔다. 내가 봐온 평생을, "밥먹을까?" 라는 말에 표정이 바뀌며 신난 듯 앞발을 구르고 제자리돌던 만두가 한 끼 걸러 한 끼씩 먹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입맛이 없는지 간식도 잘 안 먹기 시작했다. 뭐라도 먹이기 위해 닭가슴살, 황태 등 좋아하던 것들을 섞어주기도 했으나 한 두번 먹으면 그마저도 먹지 않았다.
변 상태 역시 점점 악화되어 10번중 8번은 설사를 하였으며, 그마저도 색깔이 좋거나 휴지로 집히기라도 하면 다행이었다. 이 무렵 기운이 없어보이는 날이 잦아져 보고있는 내 가슴이 저려오는 적이 많았다. 병원에서는 처방해주는 약들의 약효과 크지 않다는 점과, 약이 독해 만두가 먹는 데 스트레스 받아하는 점을 고려해 투약을 중단할 것을 고려해보라고 했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 멈출 수 없는 속도로 죽음으로 가고있는 만두가 집에서 깨어있는 시간을 밥과 약을 억지로 먹이며 스트레스 주고싶지 않았다.
2022년을 약 2주정도 남겨두고 항암제 급여를 멈추자 상태가 정말 빠르게 악화되기 시작했고,
만두는 크리스마스에 찍을 예정이었던 가족사진을 끝내 찍지 못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전 날 저녁부터 만두는 숨을 몰아쉬며 굉장히 힘들어했는데, 그래서인지 새벽에 바닥에 토를 해놓았더라.
토를 치우고 아침마다 맞히는 수액과 진통제 주사를 놓아주려고 방석을 가져왔더니 만두가 천천히 걸어와 위에 누웠다.
수액과 진통제를 맞는 동안 만두는 누운 자리에서 전혀 움직이지 않고, 눈만 굴려 나와 누나를 번갈아 보는 듯 했다. 그렇게 주사가 끝나고 조용히 털을 쓰다듬어주는 누나와 내 품 안에서, 자기가 평소에 제일 좋아했던 방석 위에서 만두는 갔다.
누나와 나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위해 2022년 가장 추웠던 밤을 버텨준 만두가 너무 고맙다.